스마트팩토리·AI반도체 등 '미국이 필요한 기술'로 정면 돌파해야 '탈중국' 공급망 재편 속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부각이 관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수출 전선에 또다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라는 거대한 파고가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관세 폭탄과 보호무역주의의 공포 속에서도, 역설적으로 한국 AI 산업계에는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핵심은 우리가 팔고 싶은 제품이 아닌, '미국이 필요로 하는' AI 솔루션을 제공해 예측 불가능한 통상 환경을 정면 돌파하는 전략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정책이 될 ▲미국 내 제조업 부활(리쇼어링) ▲강력한 국가 안보 ▲중국과의 기술 패권 경쟁에 한국 AI가 제공할 수 있는 해답이 명확하다고 입을 모은다.

◆ 'Made in USA'의 조력자, K-스마트팩토리

가장 유망한 분야는 단연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리쇼어링의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인건비와 생산성의 문제다. 바로 이 지점을 한국의 AI 기술이 파고들 수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AI 기반 산업용 로봇(HS코드 8479.50)"과 "비전 검사 시스템(HS코드 8525.89 + 8471.50)"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이 시스템들은 24시간 쉬지 않고 자동차 부품을 조립하고, 반도체 웨이퍼의 미세한 불량을 99.9%의 정확도로 잡아낸다.

IT 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인력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공장 설비의 고장을 미리 예측하는 'AI 예지보전 솔루션'이나 공급망 전체를 최적화하는 플랫폼은 미국 제조업체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해 '메이드 인 USA'의 원가 경쟁력을 높여주는 핵심 조력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안보 동맹'에서 'AI 동맹'으로…국방·보안 AI

'강력한 미국'을 표방하는 만큼 국방 및 사이버 안보 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산 기술에 대한 안보 우려는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는 '신뢰할 수 있는 동맹'인 한국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네트워크의 이상 트래픽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알려지지 않은 해킹 공격까지 막아내는 "AI 기반 차세대 방화벽(HS코드 8471.50)"이나, 국경 및 주요 시설의 영상을 분석해 위협을 자동 식별하는 "지능형 영상 감시 시스템(HS코드 8525.89)"이 대표적이다. 이는 단순한 상품 수출을 넘어, 한미 동맹을 기술 분야로 확장하는 'AI 동맹'의 상징이 될 수 있다.

◆ '탈중국' 기술 전쟁의 핵심, AI 반도체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최전선은 단연 '반도체'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공급망과의 완전한 분리(디커플링)를 추구할수록, 한국산 AI 반도체는 대체 불가능한 전략 자산으로 부상할 것이다.

특히 AI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 HS코드 8542.31)"와 이를 탑재한 "AI 가속기 카드(HS코드 8471.80)"는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핵심 부품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국내 유망 팹리스 기업들이 이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신뢰성을 무기로 점유율을 확대할 최적기라는 분석이다.

반도체산업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 초격차를 넘어, AI 시대의 두뇌가 될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확실한 기술력과 신뢰를 보여준다면, 이는 어떤 통상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는 가장 강력한 '보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다가올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환경은 분명 위협적이다. 하지만 '미국이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스마트팩토리, AI 반도체 등 우리의 강점을 전략적으로 연계한다면, 이번 위기는 한국 AI 산업이 미국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도약하는 전례 없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정부와 기업이 함께 '전략적 플레이북'을 펼쳐 보일 때다.